긴 장마 끝에 삼복더위가 찾아왔다. 매미의 우렁찬 울음소리는 여름의 절정을 알린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참매미는 알을 낳고 5년여 시간이 지나야 성충이 된다. 덥고 습한 환경이 조성되면 땅속 유충이 탈피 후 성충이 되고, 나무에 올라 짝짓기에 들어간다. 매미의 울음은 수컷의 구애 소리로, 일종의 ‘사랑 노래’다. 매미가 날갯짓으로 소리를 낸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빈 몸통의 발성기관을 통해 소리를 낸다. 암컷은 몸통에 산란관이 있어 울지 못한다. 단 며칠만을 나무 위에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매미의 처지를 생각하면, 실로 뜨거운 사랑 노래인 셈이다. 안도현 시인은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라고 말한다. 거리 곳곳에서 온몸으로 울어대는 매미 소리에 머리가 지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쩌랴. 여름의 주인은 누가 뭐라 해도 매미인 것을. 자세히 보면 매미도 사랑스러운 구석이 많은 놈들이다.
글·사진 박해윤 land6@donga.com